자신을 알아간다는 것은?
자신에 대해서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알아야 한다는 건 얼핏 맞는 말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사람의 기억은 온전하지 않아서 내가 남에게 상처줬던 일들은 쉽게 잊고, 남이 내게 줬던 상처에 대해서는 깊게 기억하는 일이 많죠. 내가 남에게 아무런 생각없이 가볍게 던졌던 말들이나 가벼이 행동했었기에 어떻게도 기억에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그리고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과 같은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고 할까요. 자신이 자기 자신을 평가한다면 내가 했던 나쁜 행동에 대해서는 미화되기가 쉽고 그 죄질도 가볍게 평가되기가 쉬울 것 같아요. 설령 나쁜 마음으로 했던 일이라고 할지라도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라고 할까.. 얼마든지 내 자신이 왜 그런 마음을 먹게 되었는지 변명만큼은 무수하게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사회적 시선.. 사람들의 '보통'시선으로 평가했을 때의 나 자신이 정확한 자신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자기 자신은 나라는 존재를 정확히 설명하기가 어렵고요. 그러니까 자기 자신은 어쩌면 자신도 정확히 알기가 어렵고 남들도 대중잡아서 아는 거지 알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1분 전의 나와 1분 후의 나는 다르다고 할까요. '작심 3일'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데 어쩌면 계획을 세우기 전의 나 자신과 계획을 세우고 난 후 1분 후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에 따라 나 자신은 바뀌어 나가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계획을 세울 때는 '지금부터 당장 시작하자!!' 같은 생각이었는데 1분 후 갑자기 배가 고프거나 어쩌면 책상정리나 방청소 같은 것부터 먼저 하자던가 원래 목표와는 다른 행동부터 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게 목표로 나아가는 도중에 해야 할 일이라면서요.대부분 공부 못하는 사람의 일화니 어떤 말인지 감이 오실 거에요.
그런데 공부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계획들은 계획을 세울 때 만큼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나가기 힘든 것 같아요. 말이 길어졌는데 결국 나 자신에 대한 것은 정확히 알 수 없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남들이 평가하는 나라는 존재도 겪어온 만큼만 알테니 나라는 사람에 대한 정확한 척도는 되기가 어렵고요. "그럼 나에 대해서 그 누구도 설명할 수 없다는 거냐?" 라고 묻는다면 설명할 수는 있는데 그 누구도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다는 거죠. 동화 속 이야기긴 하지만 스크루지가 자선사업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될 줄 그 누가 알았겠어요. 스크루지에게 스크루지가 죽고 난 후의 일들에 대해 보여준 유령도 스크루지가 그렇게 180도로 변할 줄 몰랐을 거에요.
자신에 대해 안다는 건 삶을 명확히 안다는 건데 그냥 자기 자신만의 목표 점과 지금 나 자신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지점, 그리고 남이 설명해주는 나 자신이 있는 지점 총 3개에 깃발을 꽂아 놓고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그 차이를 좁혀가는 느낌으로 나아간다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게 나 자신을 알고 나를 사용해 나가는 방법 중 가장 쉽고 간단하고 대중적인 방법일 거에요. 몇몇 노력가들은 정말 목표점을 향해 뛰어가듯이 날아가듯이 다가갈 수 있겠지만 우리들은 우리들의 속도대로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높은 나무만 쳐다보려 하면 목만 아프니까요. 뛰어갈 자신이 있는 사람들은 뛰어가셔도 되고요. 자신이 정해놓은 목표 자신을 사용해 나가는 법.. 그리고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방법은 이런 정도로도 괜찮겠죠?
질문자 후기긴 글 읽고 답변 남겨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