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함(변화에 민감,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이 어려움, 새로운 사람이 많으면 불편)을 다스리는 법이 무엇일까요
저의 예민함을 처음 인지한 건 초등학교 5학년 때인 것 같습니다. 학원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이랑 분신사바 공포 영화를 봤습니다. 공포 영화 속 내용은 어린 저에게 무척 충격적이었고, 영화의 오싹한 분위기는 정말 불편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이었으면 차라리 덜 했을 것 같은데.. 영화 속에는 나와 똑같은 사람이 나오고, 사람이 사람의 머리에 불을 지르고, 흉측한 몰골의 사람에게 몹시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후로 일상 생활을 하면서 공포 영화의 장면과 오싹함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학교를 가든, 학원을 가든, 집에 와서 혼자있든. 자꾸 마음이 불편하고, 내가 살아가는 세상의 분위기가 이전과 달라졌다고 느껴졌습니다. 아빠한테 솔직하게 얘기는 했습니다. "학원에서 공포 영화를 봤는데, 너무 무섭다." 이렇게 짧게 표현할 수 밖에 없었어요. 어렸기에 어떻게 제 마음 속 무섭고, 불편한 감정을 상대방에게 온전히 표현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몰랐습니다. 왜 이렇게 내 마음이 불편한 것인지 이유를 알고 싶은데, 어른한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한 1년 정도는 공포 영화를 봤던 그날의 기억을 계속 의식하면서 살아갔습니다. 그러는 동안 현실 속에서 재현되는 오싹함이나, 귀신이 존재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은 점점 사그라들기 시작했습니다. 12살에 본 공포영화의 트라우마 때문에 서른이 될 때까지 단 한번도 영화관에서 공포영화를 본 적은 없습니다. 지인과 '곡성'을 같이 본 적은 있지만, 옆에 누가 있다는 안도감과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는 눈을 감아서 괜찮았습니다.
청소년기에 큰 변화 (중학교 입학, 고등학교 입학)가 생길 때 마다 저는 적응을 잘 못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전교생이 똑같은 교복을 입고, 급식소에 가면 시끄러운 분위기에서 밥을 먹었습니다. 문에서 끊임없이 학생들이 들어오고, 그들은 내가 밥 먹는 걸 지켜보고, 나는 수업 시간에 맞춰서 빨리 밥을 먹고 나가야 한다는 압박감과 마음의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 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밤 10시까지 낡고, 오래된 건물에서 14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수 백명이 똑같은 교복을 입고, 점심과 저녁을 먹고, 먼지가 날리는 교실을 청소하고, 운동하는 게 불편했습니다. 저는 항상 급식소에서 밥을 먹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때는 중1 때보다 훨씬 무서운 감정에 휩싸였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거지? 왜 이렇게 학교가 무섭지?"라는 생각이 들었고. 학교만 오면 마음이 답답하고, 공부에 집중이 안 됐습니다. 저는 제 스스로가 성격이 이상한 사람이라서 학교에 적응을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퇴의 위기까지 갔지만, 1학년이 끝나가면서 점점 적응을 하기 시작했고, 공부를 시작하고, 대입이란 목표를 세우면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이처럼 저는 10대 때 예민함으로 인해 학교생활이 힘들었습니다. 20대 때도 예민함이 저를 힘들게 한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만의 '안전기지'를 만들면서 예민함을 스스로 다스리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예민한 사람이 '잘' 살아가려면 어떤 게 도움이 될까요? 조언을 얻고 싶어서 글을 남겨봅니다.
받고싶은 조언
현실적인 조언
다소 냉정하게 들릴지라도 현실적인 조언을 얻고 싶어요.
위로와 공감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경험담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저마다의 경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해결 방법 제안
나의 질문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구체적인 해결방법을 제안해줬으면 좋겠어요.